19개월 차, 보돌이.
몇 달 사이에 하는 말이 정말 많이 늘었다. 요새는 완전 모방쟁이여서 특히 아빠가 하는 행동은 다 따라한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하는말;;
빼빼(포도) 구울(귤) 꽁(공) 빠앙(빵) 꾸꾸(꿀꿀 돼지) 뿡뿡(자동차) 매애(양, 염소) 으음(음머 소)
머멍(멍멍 개) 뿌웅(방귀대장 뿡뿡이) 안냐(안녕)..
그 이전 엄마, 아빠, 물, 아빠곰, 에이쿠에 지나지 않았던 말에서 급속도로 늘었다.
아는말;;
바나나 딸기 사탕(아탕) 과자 사자 기린 코끼리 밥 맘마 어야가자 양말 별 반짝반짝 엄마곰 아기곰 할머니 책 주세요
야옹고양이 꽥꽥오리 버스 타요 뽀로로 아니야 쭈쭈 안돼 여보세요 빠빠이 아이스크림 수박 응가 쉬 코자자 지지 맴매
입 귀 눈 코 손 발....
요새는 종일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엄마아빠의 말을 기다리는 게 일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포스터 속의 그림들-과일, 탈 것들, 동물들 이름을 호명하거나
책 속의 그림들, 사진들, 티비 속의 사물들의 이름을 호명해야 한다.
급기야 어제는 보돌이가 아빠에게 포스터 그림 속에 자전거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이자, 아빠는 말했다.
"바이씨클"
그러자, 바로 "바이씨클"이라고 똑같이 따라 말한 보돌이. 신랑과 나는 동시에 눈이 마주치며 "우와!" 연발.
"정말 우리 아들 천재인가봐" 우리는 부러 호들갑을 떨며 좋아라 했지만, 안다. 울 아들 천재 아니란 걸.
암튼 엄마아빠를 이렇게 행복한 착각 속에서 웃게 만들어주는 보돌이.
평생 효도를 네살 때까지 다한다는 속담, 참 잘 만들었다. 요새 말도 안듣고 뻗대는 일도 많지만,
확실히 평생 효도 다 한다고 할 만큼 느는 재롱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역시 새로운 한 세상을 배우는 일이다. 엄마를 나날이 철들게 하는 요 예쁜 녀석.
아탕 달라고 떼쓸 줄도 알고
안되면 좌절
훌쩍훌쩍 울면서 눈물도 닦아낼 줄 알고(엄마는 그게 귀여워서 사진 찍어대시고)
슈크레 토끼랑 정도 붙여서 맨날 사랑해주고
혼자 간식도 먹을 줄 알고
이젠 혼자 가는 기차 잡지 않고 느긋하게 지켜볼 줄도 알고
오리친구도 능숙하게 굴리고
엄마 흉내. 엄만, 몰 그렇게 만날 찍지?
뜻 때로 안되면 울음 터뜨리기
그래도 여전히 혼자 무엇이든 하며 잘 노는 보돌이. 하고 싶은 게 있는 나에겐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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