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허구로 작성한 것이니 혹여 진짜 김정일 세컨드로 오해하는 일 없으시기 바랍니당~
어느 날, 열흘 간 잠적했던 그녀가 저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헉쓰!!
60년대에도 쓰지 않았을 것 같은 짙은 왕사각 선글라스에, 공산당 완장조들께서나 즐겨입으실 법한
깜장 점퍼에, 주황색 머플러를 어울리던 안어울리던 개의치 않고 둘러주시는 센쓰!!!
게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도 불구하고 여유있고도 능글맞게 웃어주는 배짱!!
완죤 이건 '김정일 세컨드' 버전이 아닌가!
우리는 정말 그녀를 북쪽으로 보내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남한 생활 그것도 빡세고도 빡쎈 서울 생활에 적응하고자 굴하지 않던 그녀는
1년 여간의 적응기를 마치고 어느 날, 수행원을 불러 모으며 이렇게 외치셨다.
"피곤하고나. 단풍 놀이 가자~앗!"
네엡. 누구의 명령이라고 거부하오리까. 그녀를 모시고 수행원들은 지난 주말,
단풍 놀이를 갔다. 장소는 버스 한번만 타면 갈 수 있는 정발산~
일단은 그녀의 비위를 맞춰줘야 했으므로 가을적 감수성에 어울리는 '노래하는 분수쇼'로 모시었다.
그날 따라 하늘도 수행원들의 노고를 아시는지 예쁘고 둥근 보름달을 소나무에 걸여주시는 쎈스를
발휘하셨고, '노래하는 분수'는 참 열심히도 노래하며 방정맞은 "물쇼'부터 우아한 "물쇼"까지 모두
구사하여 그녀를 만족시켜 주었다. 오덜덜, 추위가 급습하자 그녀, 냉정하게 한마디 했다.
"가서 디비 자고 낼 단풍 놀이 가자앗~"네엡. 누구의 명이라고 거부하오리까. 수행원들은 간 졸이며 어서 아침이 와 주기만을 바랐다.
혹여나 비위가 뒤틀리면 그녀, 빨간 머플러에 스타킹이라도 신고 거리를 활보할지도 모르나니...
다음날, 가을 특유의 투명한 햇살과 높푸른 하늘은 오간데 없고, 적당히 흐린 하늘과 햇살. 그래도
비가 오지 않는 게 어디냐. 아침 식사를 두 공기씩 비워내고 서둘러 정발산으로 향했다.
우와~~! 단풍이 곱게 물들었고나! 그것도 모르고 책상머리에 앉아 한숨만 쉬고 있었다뉘~
역시 그녀의 안테나에는 자연의 변화를 감지해내는 놀라운 포스가 숨어있었다니, 어찌 존경하지 않으리오.
단풍 놀이 오길 잘했다 싶었다.
<그녀와 수행원들의 즐거운 한때>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며 그녀는 "산"에 가고 싶다고 한 골백번쯤 혼자 되뇌이고 계셨다. 정선의
민둥산 갈대가 보고 싶다는둥, 깊은 산골짝 손 타지 않은 단풍을 더 한번 보고 싶다는둥,
흠..노쇠한 수행원 본인은 제발 나만은 호출하지 않으시길 속으로 빌고 빌었다.
<정상에 마련된 훌라후프를 한번쯤 돌려주는 관심?>
아, 가을도 지고 있었다. 눈 한번 깜짝하고 나면 이 단풍도 모두 쓸려가고 텅빈 나뭇가지들만이
하늘에 그물을 엮는 겨울이 곧 다가올 테세였다. 어쩐지....입술이 말랐다.
<아예 뒤비 누운 그녀>
2007년의 가을은 그렇게 지고 있었다. 예전 같은 낙엽을 골라 집에 가져와 말렸을 텐데, 나도 이제 늙었는가.
그저 눈인사로 만족한 채 가을에 인사를 전했다. 내년에 또 찾아와 그녀를 기쁘게 해다오~
마지막으로 그녀와 꼬맹이 수행원 토로의 가을 단풍 기념사진,
찰칵~
내년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