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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3 어쩐지 2012년 (2)
  2. 2012/01/03 2012 첫리딩
2012/01/03 06:59

어쩐지 2012년 Love n Story2012/01/03 06:59




깜빡 이것저것 하다 보니 새해다.
올해는 작년처럼 연말을 보내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여 새해를 맞는 기분도 남다르지 않았다.
시즌 기분에 많은 영향을 받는 나로서는 이번 만큼 덤덤하게 한 해를 보내고 맞는 일을 치룬 적도 거의 처음이지 싶다.
젊을 때는 타지에 나가 뜻한 바가 뭐라고 그 뜻한 바를 저울질 하느라 한 해 한 해 가는 것이 버겁고 힘들었다.
또 나이가 들어서는 자리 잡고 무언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에 그 뜻한 바와 나이를 저울질 하느라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어쩐지, 이번엔 그렇지가 않았다.
보내는 것도 맞는 것도 모두 덤덤했다. 덤덤하게 일상적인 생활에 나를 맡겼다. 

목요일에 개봉하는 <라이온킹 3D>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이라 개봉날 보려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신랑이 합세하겠다고 의사표명. 속으로 (웬일이야 웬일이야)를 연발하며 그이가 쉬는 날인 토요일로 예매했다.
성연이랑 같이 가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림만 볼 아이니까(게다가 어쩐 일로 영어로 나오는 걸 더 좋아한다) 자막타임을
고르다 보니 5시 30분. 렌즈를 끼고 갔으면 좋았을 것을, 안경 위에다 안경을 쓰고 보는 바람에 처음에는 조금 어질-_-
암튼 기분 좋게 봤다. 라이온킹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였다. 성연이보다 내가 더 좋아했다. 다행히 성연이도
한 번도 뒤척이지도 졸지도 않고 영화에 집중하며 즐겼다. 끝나고 나니 저절로 저녁타임이라 뜻하지 않은 외식으로
저녁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호사도 누렸다. 소줏잔을 부딪치며 서로 수고 했다, 말을 나누는데 비로소 한 해가 마감되는
기분이 들었다. 수고 했다는 그의 말에, 나의 말에 우리의 나이가 한 겹씩 포개이며 쌓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걸로 한 해를 보내는 세레모니는 이미 충분했다. 물론 일 잔을 더 하고 싶었으나 늦은 겨울밤이었고, 우리는
아이를 얼른 따뜻한 방에서 뒹구르게 하고 싶었다. 맥주를 사와 집에서 한 잔 걸치고 잠시 쉬는 사이,
카운터하는 장면이 텔레비전에 잡혔고, 성연이는 서툴게 아라비아 숫자를 따라 외쳤고,
나는 채널을 돌려 타종 소리를 들었다. 성연이와 종소리를 들으며 쫑알쫑알 수다를 떨다가 그를 보니,
졸고 있던 그는 비스듬히 의자에 기댄 채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아침 늦게 일어나 새해를 맞이했다. 형님댁이 어머님 댁에 오셔서 떡국을 같이 먹는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도 가서
새해 첫 식사를 떡국으로 시작했다. 물론 아침을 준비 하지 않아도 되는 호사를 또 누렸다^^;;;

그리고 여느 때의 일요일 오후와 여느 때의 월요일을 보냈다. 월요일 저녁 출근하는 그이의 저녁상에 올린 반찬이 너무 없어
조금 서둘러 찬을 만들고, 성연이와 놀다보니 밤이 되었다. 성연이는 엄마한테 까불다가 꿀밤 한 대 먹고,
요즘 한창 재미들린 화장실 변기 물 내리기를 몰래 하다 들키고는 괜한 애교를 피워댔고,
오렌지 주스를 자기가 컵에 따르고 싶어해서 건넸더니 바로 그 자리에 반을 쏟아버리는 바람에
소리를 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엄마의 다짐을 단 하루도 못 가 무너뜨리는 쾌거를 이룩했다.
닦아도 닦아도 끈적한 오렌지 주스를 닦아내며, 올해는 주스기를 사서 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그 와중에 했다.

새벽을 맞이하야 비로소 나의 새해가 시작된 기분이 들었다. 아이는 잠들었고 그이는 없다.
생각해야 할 것들이 조금 밀려 있었다. 확인해야 할 것도 조금 밀려 있었다. 그것들을 처리?하고
새로 개설한 페북을 둘러보고 트윗을 보고 내 컴을 점검하고 나니, 비로소 새해 안에 들어와 앉은 기분이 들었다.
가족들을 잠시 떠올렸고,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를 떠올려 보았다. 여전한 것들 속에 여전하지 않은 한 부분이 보였다.

창 밖은 여전히 어둡다. 겨울이 아침은 이렇게 늘 어둠으로 시작된다는 걸 안다. 그리고 저 어둠 속에서도 아침을 만들어내는
그 무수한 것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결국은 안다. 이 시간은 그런 걸 순연하게 인정하게 된다.
완장 떼고, 겸손해지는 시간.

2012년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어쩐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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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로하~
2012/01/03 06:13

2012 첫리딩 Workbench/daily reading2012/01/03 06:13


2012 새해 첫 리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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